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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경영 존경받는 기업 - 북리뷰 2006.02.01 7366
‘절대 정직(absolute honesty)’은 비니지스 세계를 구원할 것인가?

1. 기업문화 컨설턴트가 펼치는 윤리경영 실천서
기업윤리(business ethics)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스쿨의 약 3/4이 기업윤리 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미국경영자협회는 ‘윤리적 행동’을 미래의 비즈니스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고 있다. 국내에서도 윤리경영이 기업경영의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한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나고 있다. 그러나 기업윤리에 대한 냉소적 시각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거창한 윤리경영 선포식과 더불어 채택된 윤리강령이 곧 “창고 속의 썩은 사과(rotten apples in corporate barrel)”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는가 하면, 정치와 사회가 동시에 변하는 천지개벽의 시대가 열리지 않는 한 『기업』과 『윤리』의 만남은 영원한 모순어법(Oxymoron)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제 윤리경영의 첫 단추를 끼우기 시작한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냉소적인 임직원들을 설득하며 윤리경영의 원칙을 실천으로 구체화할 것인가. 윤리경영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기업윤리에 대한 편견과 실천방법에 대한 무지를 걷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노하우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윤리경영의 당위성을 넘어 현장의 고민을 생동감 있게 전달해 줄 텍스트조차 드물다.

위와 같은 현실을 감안한다면, 래리 존슨, 밥 필립스의 공동저서 『정직한 경영 존경받는 기업』(원제 : Absolute Honesty)은 윤리경영이라는 생소한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경영자와 실무자들의 갈증 해소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기업문화와 윤리경영 컨설턴트로서의 오랜 경험을 자랑하듯 수많은 사례와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통해 윤리경영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절대정직(absolute honesty)’이라는 다소 교조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독자들을 흡인하는 능력은 현장의 고민 해결을 통해 쌓아 온 저자들만의 공력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모두 3부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절대 정직의 여섯 가지 원칙과 정직하고 성실한 기업문화를 가꾸기 위한 구체적 행동지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절대 정직의 여섯 가지 원칙

원칙 1. 진실을 말하라 : 회사에서 진실을 말하는 방법
저자들은 절대 정직의 첫 번 째 원칙으로 “진실을 말하라”고 제안한다. 유행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컨설턴트답지 않은 평범한 훈계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독자들을 긴장시킬만한 충분한 콘텐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단어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들은 우선 우리는 왜 “최선의 거짓말 보다 최악의 진실이 낫다”는 초등학교 수준의 원칙을 잊게 되는지를 상기시킨다. 진실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변화에 대한 두려움, 미움받게 되는 두려움, 내 편이 없어지는 두려움, 경쟁우위를 잃어버리는 두려움 속에 묻혀진다. 정직은 두려움에 밀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우리의 문화에서 사라져 간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들은 정직이란 이처럼 어려운 일이기에 ‘진실을 말하는 법’을 학습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상사와 애매모호한 윤리적 문제에 직면한 개인은 가능하면 정서적 온도를 낮추고, 당사자가 불필요한 방어장치를 동원하지 않도록 출구를 마련해 주어야 하며 개인적 또는 비공식적 제안을 활용함으로써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저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진실의 대가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만큼 고통스럽지 않다고 독자들을 안심시킨다. 특히 거짓말이 초래할 결과와 비교해 보았을 때 그 대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일례로 의료사고를 낸 병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와 가족에게 사과하지 않는다. 법정에서 공격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4년 영국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3 이상이 의사가 해명하고 사과했다면 소송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과연 진실은 언제나 두렵기 만한 존재인가?

원칙 2 . 문제를 공략하라 : 논쟁이나 토론의 목적은 ‘승리’가 아닌 ‘진보’
저자들이 제시하는 절대정직의 두 번째 원칙은 “문제를 공략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윤리경영의 토대는 사람이 아닌 문제를 공격 대상으로 삼는 건설적 대립의 문화 속에서 자라난다고 주장한다. 물론 건설적 대립의 문화를 구축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 구성원들 모두가 스스로 숙제를 할 줄 알고 귀와 입 그리고 마음을 열어야 하며 마무리를 지을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은 리더의 솔선수범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저자들은 인텔의 앤드류 그로브를 예로 들고 있는데, 그는 ‘그까짓 꺼 대충’의 사고방식과 진실의 왜곡을 용납하지 않았던 인물로 유명하다.

제2의 원칙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저자들은 윤리적 딜레마를 해결함에 있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윈윈의 해결방식이 결코 많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월드컴의 사내 감사인 신시아 쿠퍼가 4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변칙적으로 회계처리한 사실을 최고재무담당자인 스콧 설리번에게 사실을 알렸다. 이들의 윈윈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회계조작 스캔들이 진정되기를 바라면서 침묵하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스콧 설리반은 회계 부정을 무마할 시간을 벌 수 있고 신시아 쿠퍼는 자신의 책무를 다했다고 합리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윈윈이 아니다. 바로 월드컴의 주식을 샀던 일반 투자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윤리적 문제 해결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원칙 3. 반대하고 따르라 : 립포타쥬(Lipotage)는 정직한 기업문화의 적
우리는 상사 앞에서 동의하는 척 립 서비스(Lip service)를 해 놓고 나중에 방해공작을 벌이는 ‘립포타쥬’는 아닌가? 저자들이 강조하는 절대 정직의 세 번 째 원칙은 립포타쥬에 대한 경계를 담고 있다. 저자들은 모든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힐 책임과 동시에 선택된 결정사항을 지지해야 할 2가지 책임을 지닌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잭 웰치 같은 리더들이라면 냉혹한 현실이 밝혀질 때까지 반대의견을 장려하고 이후 실천과정에 헌신하도록 구성원들을 독려하겠지만, 모든 회사원들이 언제나 훌륭한 리더를 만날 행운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저자들은 절대정직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반대의견을 제시할 줄 아는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직한 의견 표현을 상사나 조직에 대한 불충으로 간주하는 기업 문화라면 구성원들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변화를 위해 노력할 수도 없고 결정된 사항을 자신이 수용할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들은 조직을 떠날 준비를 하라고 권유한다. 인생은 길지 않으므로.

원칙 4. 진실을 환영하라 : 방어기제의 최소화
타인의 비판에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호랑이를 만나면 도망치거나 싸우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일하는 회사에서 누가 도전하거나 비판한다고 창으로 찌를 수는 없다. 하지만 언어로 공격하거나 비꼬거나 합리화하거나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남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방어기제를 가동한다. 동료직원이 누군가 불법행위에 가담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부정하면서 상황을 피하려 한다. 이러한 본능적인 조직 구성원들의 방어기제는 절대정직를 가로 막는 장애물이다. 저자들은 타인의 방어기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진실을 환영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할 것을 절대정직의 4번째 원칙으로 제시한다. 물론 진실이 통용되는 커뮤니테이션 문화는 리더의 몫일 수 밖에 없다. 권력을 쥔 사람 앞에서 불편해 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므로 그 갭을 메우는 역할은 리더의 책임이다.

원칙 5. 메신저에게 보상하라 : 나쁜 소식(bad news)을 알린 메신저를 베지 말 것
저자들이 제시하는 절대정직의 5번째 원칙은 진실을 말하는 자에게 보상을 내리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벌을 내리라는 것이다. 나쁜 소식을 가져 온 전령을 베지 않는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우리 조직에는 무의식적으로 메신저를 죽이는 방법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반대의견이 제시되었을 때 흥분하는 리더, 상대방의 고언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리더, 예측하기 힘들고 신뢰성이 부족한 리더들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이미 나쁜 소식을 전할 메신저들을 베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저자들은 친절하게도 직원들의 불만이나 제안을 다룰 때 리더가 지켜야 할 원칙으로 ‘TARGET K’ 기법을 알려준다. 문제점을 지적한 사람에게 감사할 것(Thank), 질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할 것(Ask), 안심시킬 것(Reassure), 향후 계획을 알려줄 것(Give), 격려할 것(Encourage),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 행동을 취할 것(Take action), 당신이 취하는 행동과 결정과 문제해결 과정을 지속적으로 알려줄 것(Keep the Person informed) 등이 바로 그것이다.

원칙 6. 성실성의 플랫폼을 세워라 : 윤리경영 시스템의 구축
리더는 전 직원이 옳은 일과 윤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책임이 절대정직의 여섯 번째 원칙이다. 정직을 실천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 미란다의 원칙과 같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로 시작되는 TV와 영화의 단골 메뉴, 미란다의 원칙은 법을 집행하는데 필요한 지침을 세우기 위해 사법 관련자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고심한 처방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정직한 문화를 원하는 리더라면 임직원들의 윤리적 행동지침?교육체계?보상체계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고, 지키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제국을 건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윤리경영에서도 리더의 의지가 필수적인데, 최고경영자의 의지는 윤리경영의 플랫폼으로 가시화된다.

3.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저자들은 물론 오늘날 그 누구도 윤리적 인프라가 갖추어진다고 해서 기업비리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회계조작과 암묵적인 공모, 부정행위로 충격을 준 수많은 기업들도 나름대로 윤리경영의 플랫폼을 갖추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저자들은 윤리경영은 리더의 역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리더의 철학?리더십?지속적인 훈련?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뒷받침 될 수 있다면 윤리경영은 ‘종이조각(just paper)’이나 ‘진열대(window dressing)’의 수준을 벗어나 기업 고유의 문화로 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리더의 역량 역시 절대정직의 기업문화 속에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발전한다.

자 이제 절대정직이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에 짓눌리지 말고 과감하게 『정직한 경영 존경받는 기업』의 첫 장을 열어 보도록 하자. 특히 윤리경영에 냉소적인 경영자들이나 외환위기 이후 어렵게 불기 시작한 국내 기업들의 윤리경영 바람을 새로운 경영혁신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고심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국내 기업의 사례들도 보다 구체적으로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건설적인 사회담론 구조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저자들의 비결은 대체로 미국기업들의 경험 일색이므로 문화와 제도가 다른 국내 기업들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기업의 실천 경험을 공공재로 활용하려는 지혜야말로 윤리경영 수준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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