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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생존의 필수조건 `윤리경영` | 2008.03.04 | 6984 |
수년 전, 미국 국무성에서 외교관 공개채용시험이 있었다. 한국출신 이민 2세인 한 여성이 필기 시험에 합격해 구술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쟁쟁한 경력의 실력자들 사이에서 경력, 배경, 문화 등 모든 것이 불리했던 그녀는 미국과 한국의 이익이 서로 충돌할 때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저는 미국이나 한국, 그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다만 정의의 편에 설 따름입니다" 누가 보아도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던 그녀를 당당히 합격시킨 것은 윤리라는 가치에 대한 결정적인 한마디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에 있어서도 윤리경영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국내기업의 윤리경영 수준은 49개국 중 39위로 아직까지 선진 글로벌기업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우리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윤리경영 시스템의 도입과 확산이 절실하다. 윤리경영이란, 회사경영 및 기업활동에 있어 기업윤리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추구하는 경영 정신이다. 과거에는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법적 경제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면 경영 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이나 국민정서와 충돌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면 사회적 지탄은 물론, 결국 기업의 생존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국내 기업들은 윤리경영을 임직원들의 부정부패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이나 한때 유행하는 경영 혁신의 도구 정도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으로 인해 사회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제조물책임법(PL법)과 주주대표소송 등의 법적 제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선진 글로벌기업과 비교했을 때 국내기업의 윤리경영 수준은 여전히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윤리경영에 대한 변화추세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시급한 경영과제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 이는 윤리경영을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윤리경영이 가져오는 효과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리경영은 기업 이해 관계자들과의 관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윤리적인 기업은 종업원, 고객, 지역 사회, 주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얻고, 이것은 기업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 된다. 기업윤리의 실천이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3M, 존슨 앤 존슨, 록히드마틴 같은 기업들은 하나같이 윤리경영을 미래의 핵심 역량으로 삼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제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초일류 기업으로 가는 필수 조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윤리경영이 기업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올바른 이해와 구체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이나 전략 수립 등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과 윤리성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렌 버핏도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CEO의 윤리적 역할을 강조했다. 윤리경영은 장기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윤리경영에 대한 올바른 방향성과 믿음을 가진 경영자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윤리경영은 어느 몇 몇의 노력과 실천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정과 부패의 유혹이라는 맹수와 급류를 이기기에는 경영진 혹은 한 개인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윤리경영의 달성은 모두가 하나로 뭉칠 때만이 가능하다. 즉, 윤리경영이라는 목표는 구성원 모두가 가야 할 길을 명확히 하고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며 전진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기업경영에 있어 윤리경영의 도입은 여유 있는 기업이 택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기업들이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디지털타임즈 디지털포럼 2008.02.26 조영탁 휴넷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