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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인선 때 ´윤리 선서´ 할 날 올수도 2009.06.15 7503
기업인은 이제 탐욕을 억제해야만 하는가? 최근 이코노미스트지(誌)는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에서 벌어진 이색 풍경을 전했다. 졸업식 하루 전날인 지난 3일, 400여명의 예비 MBA들이 탐욕을 자제하겠다는 서약을 한 것이다.

이들은 마치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듯, "더 큰 선(善)을 위해 일하고", "가장 정직하게 행동하겠다"고 맹세했다. 좁은 개인적인 야심을 앞세워 회사와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일도 자제하겠다고 했다. 이 행사는 학생들 스스로 개최한 것으로, 졸업생의 약 절반이 참가했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학생들은 2년간 학비로 10만달러를 써가며 부자가 되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탐욕을 멀리 하겠다는 그들의 선서는 역설적으로 들린다.

어쩌면 1986년 월스트리트의 주식브로커였던 이반 보에스키(Boesky)가 U.C. 버클리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에게 한 연설이 더 솔직해 보인다. 그는 "여러분이 부(富)를 추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탐욕은 위대합니다. 내 말 틀렸습니까?"라고 부르짖어 큰 박수를 받았다. 영화 ´´월스트리트´´를 본 이들이라면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가 비슷한 취지로 한 명대사를 기억할 것이다. (보에스키는 이후 검찰에서 내부자 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3년 징역과 1억달러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경영자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돈 버는 것 이외의 사회적 책임을 갈수록 더 요구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찰스 핸디(Handy)는 그의 저서 ´´텅 빈 레인코트´´에서 "´´주주 이윤 극대화를 위해 경영을 한다´´는 것은 마치 ´´야구를 잘하기 위해 타율(打率)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타율을 높이기 위해 야구를 한다´´는 말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은 더 궁극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인의 새로운 책임을 재촉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인터넷이다.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코트는 기업인이 ´´윤리적으로 보여야´´하는 이유를 인터넷의 출현으로 설명했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기업에 관한 정보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는 환경에서, 투명성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신뢰에 큰 차이를 갖게 된다는 것. 그는 "경제 위기 이후 네티즌들이 경영자들의 도덕성을 더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며 "윤리적인 경영 노선을 이제 단순히 ´´순진하다(naive)´´고만 치부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라케시 쿠라나(Khurana)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이제 경영인은 변호사나 의사처럼 일정한 수칙에 따라 복무하는 전문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라나 교수를 비롯한 몇몇 교수와 아스펜연구소, 세계경제포럼 등은 변호사나 의사처럼 경영자도 자격증을 만들고, 비직업적인 행위를 할 경우 제재를 하는 기관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런 흐름이라면 앞으로 경영진 인선 때 ´´윤리´´ 시험을 치르게 될 날도 멀지 않을 전망이다.

- 조선일보 백승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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