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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사회의 화해 | 2011.02.28 | 8531 |
20세기 후반 경영학의 중요한 한 흐름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형성과 확산이다. 이것은 자본주의와 기업문화가 좀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시대의 요청에 맞추어 나타난 조류라 할 수 있다. 자본과 사회는 오랫동안 갈등적인 상황을 겪어 왔다. 근대 사회에 이르러 자본주의가 급속하게 팽창하자 그러한 팽창이 기존 사회(전통 사회)를 급격히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자본주의의 등장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인류의 물질적 생활은 급속히 향상되었지만 인류의 보금자리인 자연은 파괴되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빈부 격차로 갈라졌다. 지난 20세기에 나타난 각종 사조들/운동들은 자본주의의 이런 충격을 맞이한 사회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렸던 처방(칼 폴라니의 <거대한 변환>참조) 이라고 할 수 있다. 복지국가론, 공산주의, 사회주의, 파시즘 등등이 그것이다. 이 중 파시즘과 공산주의는 실패한 실험으로 끝났고, 비교적 연착륙한 것은 케인즈식 복지국가와 유럽(특히 프랑스)의 사회주의를 들 수 있다. 이런 세계사적인 흐름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화두가 대두했고, 또 많은 결실을 맺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고, 이런 한계 를 타개해 나가는 한 갈래로서 타자실현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기업(social corporation)의 이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CSR의 주요한 이론들 중 하나가 자기실현 이론이고 이것은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대표적인 CSR의 네 단계 모델 즉,. 단계론적 모델을 제시 했다. 이 네 단계는 경제적 책임, 법적 책임, 윤리적 책임, 박애적 책임이다. 이런 단계들(stages)의 이론은 매슬로우의 자아실현론에 기반하고 있고, 또 이 자아실현론의 원형은 헤겔로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이런 단계론 모델의 문제점은 피라미드의 아랫부분이 해결되어야 윗부분이 해결되는 선형적(linear)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단계적 구조에서 윤리와 박애는 나중에 실현되어야 할 것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이런 자기실현 모델이 아니라 타자실현 모델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헤겔처럼 자기에서 출발해 부정의 부정을 통해 되돌아 오는 모델이 아니라, 레비나스처럼 타자에서 출발해 부정의 부정을 통해 타자 로 되돌아가는 모델이다. 이 모델을 통해서만 각각의 ''자기''도 진정한 의미에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무리한 요청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업의 개념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 기업의 존재 이유(raison d''etre)가 이윤 추구가 아니라 사회 발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는 것이다. 이것은 앞의 피라미드 모델을 뒤집어서 기업에 윤리적 요청이 가장 먼저 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을 우리는 윤리적 전회(ethical turn)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윤리적 요청에 기반하는 기업을 사회적기업이라 부를 수 있고, 타타 그룹 이나 뉴밸런스, 유한 킴벌리 같은 기업들이 이런 성격에 근접하는 기업들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기업들을 통해 19세기 이래 지속되어 온 자본과 사회의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미래기업의 한 모델일 수 있겠다. 모기지론 사태로 인한 금융자본주의의 파국 현상에서도 볼 수 있듯, 윤리가 전제되지 않은 채 마치 폭주기관차처럼 돌진하는 자본주의는 우리 모두를 힘겹게 만들 수밖에 없다. 오늘날이야말로 윤리적 전회를 통해서 우리의 삶의 목적, 기업의 존재 이유, 미래의 가능성 등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인 것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이정우 - 재미있는 윤리경영 이야기 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