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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윤리경영 이야기(구두) | 2011.04.20 | 9187 |
결혼 후 한동안 아내가 신는 구두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공주스타일 또는 도시적인 분위기의 커리어우먼이 나의 배우자라고 생각했었던 듯하다. 나는 여자의 구두는 정장에 잘 어울리는 앞이 뾰족하고 세련된 디자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구두는 빨간 카펫 위나 대리석 위에서나 잘 어울리는 것이었는데, 아무튼 그때는 그런 구두와 적당한 길이의 치마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아내는 항상 앞이 뭉뚝한 구두(내가 볼 땐 초등학생 학예외 발표용 구두처럼 보이는)를 사곤 했다. 몇번 지적하고 나의 생각을 말했지만 아내가 사는 구두는 언제나 내 기대를 배반했다. 그러던 어느날 난 생각을 바꿨다. 아내가 사는 구두는 내가 신을 구두가 아니라 아내가 신을 구두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내가 신을 구두도 아닌데 내 뜻을 주장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 아닌가? 그러면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지 내 이상형대로 구속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도 함께 깨닫게 되었다.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도록 자유를 주는 것이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아내의 구두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가장 편한 것을 최우선순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편해지면 나도 편해지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부부싸움하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기억한다면 훨씬 덜 싸우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는 살아가면서 또 다른 ''자신만의 이상적인 구두''를 발견하고 다투게 될 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서로에게 편한 구두를 사도록 인정하면 모든 문제 아니 최소한 둘만의 문제는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랑하는 방법이다. 그것이 부부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차경천[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